SEX DRIVE 1주년 기념 SS 「시노와즈리 남자회」

 

*가끔 나오는 초월번역을 너그럽게 이해해주세요 ㅎ;

 

ステラワース｜SEX DRIVE

어느 날 오후. 시노와즈리 의상실에는 임무를 앞둔 나카무라 요스케와, 그의 위장을 도울 마유즈미 슈고가 있었다. 화장대 앞 의자에 앉은 나카무라와 그 뒤에 서 있는 마유즈미. 거울에 비치는 나카무라의 모습을 체크하면서 머리를 세팅해주던 마유즈미는 문득 거울 속에서 자신을 물끄럼히 쳐다보는 뜨거운 시선을 느꼈다.


「...... 뭔가 물어보고 싶은게 있나 보네 나카무라군. 무슨 일 있어?」


나카무라는 물어봐주기를 기다렸다는 듯 말이 끝나길 무섭게 되묻는다.


「마 유즈 미상은 우리 누나랑 사이 안 좋죠?」
「뭐, 그렇네. 좋진 않지」


뭐야, 그런 거였어? 하고 마유즈미는 대충 대답하며 나카무라의 머리로 빠르게 시선을 되돌렸다. 앞머리를 어떻게 가를지 가볍게 고민하며 이쪽저쪽으로 가르마를 만들어 본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자신의 머리보다는 마유즈미의 대답에 더 관심이 있는 듯 계속해서 주시해 온다. 시선을 돌린 마유즈미조차 눈치챌 만큼 나카무라의 순수한 눈빛은 굳세었다.


「그건 무슨 계기가 있어서 인가요?」
「계기..... 계기라. 어땠더라」
「애매한 대답......」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버디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물어봤어요」
「헤에. 뭐래?」
「별말 없었어요. 누나는 자기 얘기를 잘 안 해주는 편이라」
「그럼 내가 해줄 말도 딱히 없겠네~」


부드러운 인상으로 상대의 경계를 풀려면 사이드 파트. 세련된 느낌으로 자리에 잘 어울리게 하려면 심플하게 올린 머리. 지금이라면 유행하는 한류스타일의 깐 머리도 가능하려나.
이건 본인의 의견도 들어봐야겠다 생각해 마유즈미가 다시 한 번 거울 너머로 눈을 마주치자, 나카무라는 마유즈미의 답에 만족하지 못한 듯 차가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마유즈미는 체념하고 손을 멈춰 나카무라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왜 그런 게 궁금한 거야?」
「자기 버디에 대해선 알아두고 싶지 않아요?」


그야 마유즈미도 버디로 활동하던 때에는 그녀의 모든걸 파악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버디와 상관없이 그녀가 연인이었기 때문이고, 만약 그녀 외의 여성이 자신의 버디였다면 흥미조차 없었을 텐데.......라고 마유즈미는 생각한다.
하물며 누구랑 사이가 안 좋은지나, 그 이유 따윈 상관없지 않나?


「나카무라 군한테 걔는 특별한가 보네」


마유즈미가 무심코 내뱉은 그 말에 깊은 뜻은 없었다. 하지만 나카무라는 어딘가 찔렸는지 고개를 살짝 움찔거린다. 그걸 놓치지 않은 마유즈미는 "오호" 하고 의외라 생각한다.
이런 이런. 그렇단 말이지. 사내 연애 사정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어서 그렇게 된 줄도 몰랐다.
그렇다면 조금은 대답해 줄까 하고 드라이기를 준비하며 가볍게 얘기한다.


「뭐...... 그 여자가 날 싫어할 만도 해. 나도 나 자신이 싫었거든」
「네?」
「그래도 그냥 짜증나네」
「........저기, 마유즈미상. 뭐라 반응하기 어려워요. 결국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하핫」


과거에 있었던 그 사건을 새삼스레 누군가에게 말할 생각은 없었다. 그렇기에 나카무라에게 그의 버디와 자신의 불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드라이기의 열로 앞머리를 세팅해준다. 그 사이에 자연스레 침묵이 찾아왔고 의상실에는 드라이기 바람과 모터 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잠시 후 드라이가 끝나자, 마유즈미는 드라이기를 내려놓고 손에 왁스를 발라 나카무라의 머리 전체에 문지른다. 침묵 중 나카무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궁리하던 마유즈미는 이 타이밍에 이야기를 재개한다.


「굳이 말하자면, 그 녀석이 내 여자친구랑 사이가 좋아서일까나」
「......여자끼리의 우정에 대한 질투, 같은?」
「조금 다르긴 하지만...... 아니, 맞나. 그것도 맞을지도」
「그렇구나」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질투는 하게 돼. ......생각해보면 인간인지 아닌지마저 상관없을지도」
「그렇다는 건?」
「그녀의 눈에 비치는 모든 게 미울 때도 있어. 나 말고는 아무것도 안 봤으면 좋겠을 정도로......」


말하고 나서야 팟 정신이 들어, 마유즈미는 손을 멈춘다. ー너무 많이 말해버렸나?
손에 남은 왁스로 조심스럽게 앞머리를 만져주다 보니, 어느새 나카무라와 이야기 하고 있던 것조차 잊어버린채 사고가 느슨해져 있었다. 방금 전 자신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아무래도 이 정도 거리의 후배에게 털어놓을 만한 건 아니라 생각해 급히 「......농담이야!」 라며 속이려 해 본다.
그러나 정작 나카무라는 마치 깊이 공감한다는 듯이 황당한 얼굴로 답한다.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라고.

아니, 알 것 같다니.
예상 밖의 대답을 듣고 마유즈미는 난처해지고 말았다.


「자, 완성」


마지막은 헤어스프레이로 고정시켜 마무리.
나카무라는 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신선한 모습을 확인하고 신기해한다.


「오오,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다~」
「그렇지? 그 여자 취향대로 꾸미는 것도 재미없으니까, 일부러 다르게 해 봤어. 오늘 가는 곳과는 잘 어울릴 거야」
「취향을 완전히 파악했다는 것도 짜증나지만요」
「응?」
「아뇨, 아무것도」


방금 한마디 한거지? 라고 생각하며 마유즈미는 회전의자를 돌려준다. 나카무라는 일어나 「감사합니다!」 하고 다정하게 웃으며 인사하고 떠났다.
저 후배 뭐야.... 싶기도  했지만 저렇게 유별난 남자가 버디라니, 그 여자도 쌤통이네~ 싶은 마유즈미였다.



＊＊＊



같은 날 밤, 마유즈미는 단골 바에서 동기인 타카세 잇스이와 술을 하게 되었다.
카운터석에 나란히 걸터앉아, 각자 주문한 술에 입을 댄다. 별 목적 없는 술자리였기에 마유즈미는 낮에 어쩌다 나카무라에게 털어놓았던 생각을 시험 삼아 타카세에게도 말해보기로 했다.


「헐, "상대의 눈에 비치는 모든 게 미워" 라니 뭐야? 소름. 대체 무슨 감정.....?」
「역시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지」


예상했듯 동의는커녕 당황하는 모습에, 마유즈미는 저절로 납득한다.
어느 쪽인가 하면 빛 속성 성향인 이 남자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나카무라는...... 그때 무슨 마음으로 알 것 같다고 답한 걸까. 그저 적당히 말을 맞춰준 걸까, 아니면 진심으로 동의할 만큼 짚이는 게 있던 걸까.
나카무라와의 대화를 떠올리며 이것저것 생각하는 마유즈미에게, 화이트 레이디를 마시던 타카세가 잔에서 입을 떼며 조심스레 말을 건넨다.


「......... 저기 마유즈미」
「응?」
「진정해. 너무 급하게 행동하지 마」
「뭐?」


마유즈미는 앞에 둔 핸드폰에 시선을 두며 대화중이었지만, 타카세의 수수께끼 발언에 그만 고개를 들어버린다. 보니 타카세는 묘한 표정으로 무언가를 진지하게 호소하려 하고 있었다.


「급하게라니 뭘?」
「뭔지는 모르겠지만, 네 집착이 엄청나다는 것만은 알아. 아무리 미워도 범죄는 관둬. 그 녀석은 네가 뭔 짓을 하면 분명히 알아차릴 거야. 소용없을 거라고」
「아무것도 안 할 거거든? 잇스이가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도대체 어떻길래.......」


"상대의 눈에 비치는 모든 게 미워" 라는 말이 타카세의 상상을 자극해 버린 것 같다.
엉뚱한 걱정이나 하게 만들었다는 걸 깨닫고 마유즈미는 핸드폰에 시선을 돌렸다. 타카세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듯 마유즈미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의혹의 눈길을 보낸다.


「네 여자 친구에 관한거라면 잔인한 일도 아무렇지 않게 해버리잖아」
「"잔인한 일" 말이지」
「그녀석 괜찮다고 한 남자들 지금까지 몇 있었는데 어느새 모두 시노 와즈 리를 그만뒀어, 왜야?」
「왜일까나~」


마유즈미는 앞에 있는 사이드 카를 한 모금.
핸드폰에 시선을 두며 입꼬리를 올리는 마유즈미의 옆모습에 안 좋은 느낌이 든 타카세는 그 이상 추궁하는 걸 포기한다. 시노 와즈 리의 인원부족은 마유즈미에게 일부 원인이 있는게 아닐까. 그 의혹은 더욱 깊어져 갔지만, 사실이라한들 타카세는 그를 멈출 수 없다.
기껏해야 어처구니 없는 잔소리를 퍼붓는 정도다.


「그렇게 마음이 좁은데 질리지도 않고 잘도 붙어있네 ¹」
「그 말 그대로 잇스이한테 돌려줄게」
「뭐~? 나는 마음이 엄청 넓은 편이거든요? 연상의 관록이라고나 할까. 어른의 여유로움을 막 보여주고 있다니까~」
「네에네에」


열심히 반론하는 타카세를 마유즈미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가볍게 다뤘다. 영혼 없는 답에 타카세는 짜증이 났지만 마유즈미가 여전히 눈앞의 핸드폰에만 신경 쓰고 있다는 걸 깨닫고, 무심코 궁금해져서 물어본다.


「야, 아까부터 뭐 보고 있는 거야, 그거?」
「응? .........으응ー.......」


마유즈미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했으나 이윽고 웃음을 띠며 자백했다.


「오늘 아침에 찍은 자는 얼굴」
「으아.......」
「안 보여줄 거야」
「부탁한 적 없거든~」


타카세는 진절머리가 난 표정으로 남은 화이트 레이디를 단숨에 들이켠다.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화면 속의 그녀를 바라보는 마유즈미를 곁눈질하며 처음에는 "쳇"하고 욕지거리하던 타카세였지만, 머지않아 무언가 떠올린듯 급히 풀이 죽어, 머리를 싸매고 조용히 투덜거린다.


「........ 정말 깬다고 생각했는데, 전보다는 더 공감하고 있는 나 자신이 싫다........」
「드디어 이쪽으로 왔구먼」
「우쭐대지 마」


핸드폰 속에 보존되어 있는 여자 친구 사진 수로 겨루면 과연 누가 이길까. 타카세의 머릿속에 문득 그런 궁금증이 스쳐갔지만, 쓸데없기에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그것보다도, 이러쿵저러쿵하고는 있지만 타카세는 기뻤다. 마유즈미와 그의 여자 친구에 대해 다시 이렇게 농담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너는 여전하구나」
「덕분이지」


마유즈미는 그녀와 있었던 일이나 어떤 심경의 변화로 재결합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서 자세히 말하지 않는다. 타카세 또한 깊이 묻지 않는다. 동기인 두 남자의 사이에서는 그걸로 충분했기 때문이다.


「......... 그건 그렇고! 맞아, 생각났어!」
「응?」
「새로운 임무가 들어올 때마다 걔한테 해주고 싶은 코디 사진으로 보내는 거 그만해라? 짜증 나 진짜」
「에~? 쩨쩨하게 굴지 마, 동기잖아?」




비나를 지탱하는 남자들의 완만한 유대 덕분에 시노와즈리는 오늘도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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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세가 마시던 화이트 레이디, 칵테일 뜻은 "순수한 마음"
마유즈미가 마시던 사이드 카, 칵테일 뜻은 "언제나 둘이서"

(愛想尽かされないな)